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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노트.....

 

‘보는 것과 보여 지는 것 사이’ 라는 주제를 가지고 작업했다.

인간의 삶과 이를 바라보는 제 3자의 시각, 즉 어떤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것 인가에 대한 질문을 해본다.

우리가 바라보는 상태를 주체와 객체 사이 즉, 자아와 타자 사이의 문제를 가지고 접근한 방법으로서, 이러한 주제는 20세기 후반부터 인간의 심리를 바탕으로 하는 기호학적 관점이나 난해한 이미지의 해석에 중점을 둔 해석학적(hermeneutics) 측면에 바탕을

둔 것이기도 하다.

사이버시대의 미학적 요소와 기법으로 파생된 이미지들은 단순히 눈으로 바라보지만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로서, 인식하기 힘든 난해함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바라보고 있으나 바라보지 않는 것과도 같다.

이와 같이 보기와 읽기 사이의 문제, 즉 읽혀지는 대상과 그것을 풀이하는데 발생되는 필연적인 간극들로 인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하여 말하고자 함이다.

 

나의 작업은 그리기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회화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 한다. 회화가 반드시 그대로 보여져야하고, 바라보고 있는 그것에 만족 하여야 하는가? 혹은 회화가 역사를 담고 있어야 하고 우리들의 망막에 스치는 장면을 그대로

간직하여야 하는가? 혹은 특정한 내용을 그대로 드러내야 하고 우리들의 시각적인 경험 안에서 간직 하고 있는 어떤 판단의 근거에 따라야 하는가?....등의 의문을 제기하면서 말이다. 그것은 모더니즘 시대의 기하학적 추상에서와는 전혀 다른 사이버 시대의

디지털 미학에서 다루고 있는 일루전의 미묘함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또한 과학 시대의 산물인 다양한 기기들을 이용하여 이루어낸 화면을 통해 정지된 화면처럼 순간적으로 포착한 찰나성과 즉시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일상적 사물을 전혀 다른 유형의 생소한 가상적 모습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나의 작품에서 중요한 표현법은 면과 선에서 비롯되는데 그중에서도 리드미컬한 선이 주는 역동성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 선은 결코 단순하게 이루어진 것 이 아니라 화면에 긴장감을 더하고 이미지를 드러내거나 교란 시키는 역할을 한다. 나아가 여러 선이 반복 되거나 간략하게 압축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필름 속에 담겨 있는 여러 유형의 곡선과 필름 밖의 직선이 미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숨겨진 일루전과 현실적 오브제의 만남을 이룩하게 함으로써

가상공간 속에 변형되어 드러난 자유분방한 이미지와 현실사회의 엄격한 이미지와의 대구이자 상보관계를 이루려 함이다.

이처럼 나의작업은 디지털 시대에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와 자연과학의 발달 및

인류 전반의 삶에 변화에 대한 반응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과학과 그것에 준하는 예술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의 발로에서 출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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