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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향한 철 뜨개질

 

1953년 7월 27일 한반도는 빙하기에 접어들었고 여전히 냉기가 감돈다.

가끔 불어오는 봄바람도 잠시, 곧 칼바람이 휘감는다. 뜨개질을 하며 한참을 기다려본다.

 

뜨개질로 만든 옷을 입으면 따뜻해지겠지.

하지만 한번 잘못 구부러지거나 끊어지면 복구하기 힘든 철 뜨개질은 상처만 남길 뿐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되면 지금과 같은 추위는 느낄 수 없겠지.

한 손이 아닌 양 손으로 합을 맞추며 완성되어가는 뜨개질. 일도 다를 바 없다.

하나가 아닌 둘로써 남과 북이 함께 발을 맞춰가는 것이다.

털처럼 부드럽지도 않고, 풀기도 뜨기도 어려운 철이라는 소재처럼

통일은 현재 우리에게 어려운 큰 과제다. 이는 곧 GDP 12위인 경제 대국 대한민국이 가진 어울리지 않는 민낯이자 아픔이다. 철을 엮는 도전을 통해 고통의 길 끝에 놓인 고통과 슬픔

그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은 완성의 모습을 담았다.

우리가 힘들게 걸어간 끝에는 통일된 한반도가 있을 것이고, 이 역시 결코 불가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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